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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은 개를 어떻게 키웠을까? (생활 문화, 기록, 반려 문화)

by My Paw Diary 2025. 9. 29.

조선시대에 마당에서 함께 살던 개들

강아지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가족이자 친구로 여겨지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과거 조선시대에는 강아지를 어떤 존재로 여겼을까요? 단순한 가축이었을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감정을 나누는 반려동물이었을까요?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개는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개를 어떻게 키우고, 어떤 사회적 인식 속에서 받아들였는지를 당시 풍속과 문헌 기록을 통해 살펴봅니다.

생활 문화 – 마당에서 함께 살던 생활 속 동물

조선시대의 개는 주로 실용적인 목적으로 길러졌습니다. 특히 시골이나 농촌 지역에서는 마당개로 불리는 개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집을 지키거나, 야생 동물의 접근을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마을 입구나 집 앞에 묶여 있던 개들은 외부인의 방문을 짖음으로 알려주는 경계 동물의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단지 실용성에 국한되지는 않았습니다. 개는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마당에 풀어 키우던 개들은 아이들과 함께 놀며 자랐고, 때로는 밥상 옆에 앉아 밥을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반려동물 전문 사료가 있는 시대는 아니었기 때문에, 남은 음식물이나 밥찌꺼기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풍속을 다룬 고문서나 민속화에서는 개가 사람 곁에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특히 설날이나 명절에 집안을 그리는 그림 속에서도 개는 빠지지 않고 묘사됩니다. 이는 개가 단순히 기능적 동물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여겨졌다는 증거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충견’으로 불리며,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개에 대한 이야기도 구전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록 – 문헌과 그림 속에 남겨진 개의 모습

조선시대의 문헌 중 대표적인 자료인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는 개와 관련된 다양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궁궐에서는 개를 사육하거나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관리가 따로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왕이나 고위 관리들이 반려용으로 키우는 경우, 작은 체구의 개들이 선호되었습니다. 실록에는 왕이 반려견을 잃고 슬퍼했다는 기록도 존재합니다. 특히 영조는 자신의 개를 매우 아끼며 직접 사료를 챙기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또한 왕실에서 키운 개는 일반 백성들이 함부로 다루지 못했으며, 그 신분 역시 일정한 예우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림에서도 개는 자주 등장합니다.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 속에도 개가 등장하며, 이는 당대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서 개의 위치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개는 종종 어린아이 옆에 함께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으며, 이는 개가 아이들과 친밀하게 지내던 생활상을 반영한 것입니다. 문학작품이나 시조에도 개는 자주 등장합니다. 개가 주인의 부재를 슬퍼하거나, 집을 지키는 충직한 존재로 묘사되는 구절이 있으며, 이는 개에 대한 인식이 단지 물리적 기능을 넘어선 정서적 존재로 발전하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반려 문화 – 정서적 유대와 사회적 역할

조선시대에도 개와 사람 사이에는 지금과 비슷한 정서적 교감이 존재했습니다. 단지 사냥이나 집 지키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반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특히 독거 노인이나 노비 계층에서는 개를 ‘말 없는 친구’로 삼았다는 기록도 전해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조선시대 사람들도 개의 이름을 지어주고, 특정한 부름말을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름은 보통 외모나 성격을 반영한 단순한 단어가 많았으며, 이를 통해 주인과 개 사이의 유대감이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상류층에서는 개를 귀한 품종으로 관리하기도 했습니다. 외국 사신들이 가져온 견종이나 특이한 색의 개는 선물로 교환되거나,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개의 외모나 털 색에 따라 길흉을 점치는 풍습도 일부 지역에서 존재했습니다. 한편, 개는 일부 민속신앙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도깨비를 쫓거나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로 묘사되었으며, 집 지킴이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개가 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보호의 상징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주는 문화적 증거입니다.

결론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개는 단지 집을 지키는 동물만이 아니었습니다. 생활 속 동반자이자 정서적 친구로서, 개는 인간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문헌과 그림, 이야기 속에 남은 기록을 통해, 개는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소중한 존재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반려동물로서의 감정은 이미 오랜 시간 전부터 존재해 왔던 인간 본연의 정서라 할 수 있습니다.